
| 기간 | 1999.06.25 ~ 1999.08.22 |
| 장소 | 아트선재미술관 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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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개요
경주의 아트선재미술관 제 2전시관에서는 오는 6월 25일부터 8월 22일까지 '사소한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안규철 개인전을 선보인다. 안규철은 이 전시에서 '손수건'이라는 하나의 사물로 인하여 발생되는 아주 미미한 사건을 출발점으로 하여, 그것이 점점 전개되고 확장되어 결국 어떤 독립적인 세계를 이루게 되는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발단이 되는 하찮은 사건이 전시의 형식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진다고 가정하여 전시의 이름을 '사소한 사건'이라 하였다. 그 사소한 사건은 이런 것이다. 한 장의 얇은 손수건, 희고 가벼운 한 장의 손수건이 누군가의 손에서 빠져나갔다. 누구에게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이러한 일로 손수건은 잠시의 자유낙하를 거쳐 소리 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러나 이 사실에는 꽃이 필 때처럼 경배될 만한 생명의 신비함이나 감동적인 힘이 담겨있지 않았고, 그저 한 순간에 '툭'하고 떨어진 것이 전부였으므로 개미 한 마리도 손수건 아래서 다친 바가 없었다. 손수건은 바닥에 떨어지면서 우연히 자신에게 부여된 낯선 형태를 한동안 유지하였으나 그 형태는 물론 대단치 않은 것이었고 한시적인 것이었다. 바람이 불거나 또는 누군가의 눈에 띄어 다시 사람들의 세계로 들어올려지거나 또는 무심한 구둣발에 짓밟히거나 빗물에 휩쓸려 버리거나, 그 어떤 경우에도 그것은 자신이 갖게 된 형태를 유지할 형편에 있지 않았다. 손수건이라는 사물은 한때 풋사랑에 빠진 자들의 속마음을 전하는 유용한 기호가 되기도 했고, 또 그래서 그 사람들의 인생 전체를 바꿔놓는 엄청난 일을 했던 시절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이 경우는 전혀 달랐다. 아무의 시선도 끌지 못하고 아무의 의도도 반영하지 않은 채 우연히 바닥에 떨어진 손수건이기에 그 원인이 하찮은 것이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 결과 역시 아무런 파장 없이 끝나버리고 말 운명에 있었다. 안규철은 그런 손수건을 생전 처음으로 마치 눈 덮인 알프스의 산들을 직접 보게 된 사람처럼 새삼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그 자체로서는 결코 주목받아본 적이 없고 한마디로 지칭할 수 있는 질서정연한 형태도 없는 손수건에서 작가는 어떤 원칙이나 내부구조를 찾으려는 노력을 시도해 보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안규철은 먼저, 손수건의 표면을 점토로 빚어서 재현하여 자신이 복제하고 재현하는 대상이 실제로 무엇인가를 묻는다. 왜냐하면 손수건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허공, 없는 것을 재현하므로 실제로 아무 것도 재현하지 않고 있는 셈이 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그것을 석고로 떠내어 수도 없이 복제하기도 하고 훌륭한 인물의 초상화를 그리듯이 캔버스에 유화로 옮겨 그리며, 나아가 금빛 찬란한 브론즈로 주물을 떠서 좌대 위에 올려놓기도 한다. 여러 가지 방법들로 만들어지는 다양한 손수건들은 설치적 성향이나 장소성이 강한 작업들이 적합한 제 2전시관에서 어우러져 제시되며, 이제까지 그의 작업이 그러했듯이 사회 안에서 단순하게 통용되었던 사물의 가치를 재고하게 하고 그것이 가질 수 있는 정당한 의미가 부여되는 과정을 드러낸다. 그리고 안규철은 이렇게 제작된 모든 손수건들이 미술관이라는 제도 속에서 작가 자신보다 오래 사람들 속에 살아남고 운이 좋으면 신라시대의 불상들만큼 오래 지상에 머물 것임을 예견하고 있다. 안규철은 어쩌면 손수건에서 비롯되는 하잘것 없고 미미한 이 사건이 이렇게 기록될 가치가 전혀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고 하면서 관람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과연 무엇으로 우리는 기록되어야 할 사건과 그럴 가치가 없는 사건을 구별하며, 무엇이 중요한 사건이고 또 무엇이 하찮은 사건인지 그 판단의 근거가 우리 손안에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다시 말하여 가치가 없다고 말해지는 일일지라도 그 일을 행할 수 있는 권리를 우리가 갖고 있는가? 무가치하거나 아무 것도 생산하지 않는 자신만의 노동에, 우리는 주어진 시간을 전적으로 낭비할 권리를 갖고 있는가?" 우리는 사소한 사건으로부터 수십 개의 이야기가 태어나고 산처럼 거대한 기념비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으로부터 안규철이 원하는 것은 기네스북에 오르거나 득도를 한 신선의 경지에 들어가 훨훨 날아다니고 싶은 것이 아니다. 다만 작가 자신이 갖고 있는 자유의 경계선, 더 이상 나아갈 곳이 없는 그 끄트머리에 발을 한 번 딛어보고 싶어서 이러한 전시를 마련하였다고 하겠다 . 안 규 철 ( 安 奎 哲 Ahn,Kyuchul ) 1955 서울생 1977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1995 슈투트가르트 국립미술학교 연구과정 졸업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 1983-87 현대공간회 조각전 1985 현실과 발언 (그림마당 민, 서울) 1986 < 삶의 풍경 >전 (서울 미술관) 1987 문제작가 작품전 (서울 미술관) 1992 개인전 (샘터화랑, 서울) 1993 < 태평양을 건너서 >전 (퀸즈 미술관, 뉴욕) 2인전 (갤러리 카임, 슈투트가르트) 개인전 (갤러리 오버벨트, 슈투트가르트) 1994 2인전(갤러리 브란트슈태터, 쮜리히) 1995 < 틈 >전 (퀸스틀러베어크슈타트, 뮌헨) < 싹 >전 (선재서울미술관, 서울) 1996 < 아시아작가 4인전 > (헤페혀화랑, 에슬링엔) < 한국모더니즘의 전개 >전 (금호 미술관, 서울) 개인전 (아트스페이스 서울/학고재, 서울) 1997 < 한국미술'97 >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 옷과 자의식 사이 >전 (스페이스 사디, 서울) < '97 오늘의 한국조각-사유의 깊이 >전 (모란갤러리, 서울) < 그리기와 쓰기 >전 (한림미술관, 대전) 1998 < 미디어과 사이트:부산시립미술관 개관기념전 > (부산 시립미술관) < 1998. 테마공간 >전 (포스코 갤러리) 1999 < 포비아-그 욕망의 파편들 > (일민 미술관) 작품소장 : 국립현대미술관, 아트선재미술관 저서 : 그림없는 미술관(1996 열화당) 안규철, < 손수건 드로잉>, 1999 안규철, < 손수건 1>, 1999, 37 x 33 x 21 cm, 천, 제쏘 안규철, < 나무 손수건>, 1999, 41 x 41 x 34 cm, 홍송
전시개요
경주의 아트선재미술관 제 2전시관에서는 오는 6월 25일부터 8월 22일까지 '사소한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안규철 개인전을 선보인다. 안규철은 이 전시에서 '손수건'이라는 하나의 사물로 인하여 발생되는 아주 미미한 사건을 출발점으로 하여, 그것이 점점 전개되고 확장되어 결국 어떤 독립적인 세계를 이루게 되는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발단이 되는 하찮은 사건이 전시의 형식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진다고 가정하여 전시의 이름을 '사소한 사건'이라 하였다. 그 사소한 사건은 이런 것이다. 한 장의 얇은 손수건, 희고 가벼운 한 장의 손수건이 누군가의 손에서 빠져나갔다. 누구에게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이러한 일로 손수건은 잠시의 자유낙하를 거쳐 소리 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러나 이 사실에는 꽃이 필 때처럼 경배될 만한 생명의 신비함이나 감동적인 힘이 담겨있지 않았고, 그저 한 순간에 '툭'하고 떨어진 것이 전부였으므로 개미 한 마리도 손수건 아래서 다친 바가 없었다. 손수건은 바닥에 떨어지면서 우연히 자신에게 부여된 낯선 형태를 한동안 유지하였으나 그 형태는 물론 대단치 않은 것이었고 한시적인 것이었다. 바람이 불거나 또는 누군가의 눈에 띄어 다시 사람들의 세계로 들어올려지거나 또는 무심한 구둣발에 짓밟히거나 빗물에 휩쓸려 버리거나, 그 어떤 경우에도 그것은 자신이 갖게 된 형태를 유지할 형편에 있지 않았다. 손수건이라는 사물은 한때 풋사랑에 빠진 자들의 속마음을 전하는 유용한 기호가 되기도 했고, 또 그래서 그 사람들의 인생 전체를 바꿔놓는 엄청난 일을 했던 시절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이 경우는 전혀 달랐다. 아무의 시선도 끌지 못하고 아무의 의도도 반영하지 않은 채 우연히 바닥에 떨어진 손수건이기에 그 원인이 하찮은 것이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 결과 역시 아무런 파장 없이 끝나버리고 말 운명에 있었다. 안규철은 그런 손수건을 생전 처음으로 마치 눈 덮인 알프스의 산들을 직접 보게 된 사람처럼 새삼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그 자체로서는 결코 주목받아본 적이 없고 한마디로 지칭할 수 있는 질서정연한 형태도 없는 손수건에서 작가는 어떤 원칙이나 내부구조를 찾으려는 노력을 시도해 보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안규철은 먼저, 손수건의 표면을 점토로 빚어서 재현하여 자신이 복제하고 재현하는 대상이 실제로 무엇인가를 묻는다. 왜냐하면 손수건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허공, 없는 것을 재현하므로 실제로 아무 것도 재현하지 않고 있는 셈이 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그것을 석고로 떠내어 수도 없이 복제하기도 하고 훌륭한 인물의 초상화를 그리듯이 캔버스에 유화로 옮겨 그리며, 나아가 금빛 찬란한 브론즈로 주물을 떠서 좌대 위에 올려놓기도 한다. 여러 가지 방법들로 만들어지는 다양한 손수건들은 설치적 성향이나 장소성이 강한 작업들이 적합한 제 2전시관에서 어우러져 제시되며, 이제까지 그의 작업이 그러했듯이 사회 안에서 단순하게 통용되었던 사물의 가치를 재고하게 하고 그것이 가질 수 있는 정당한 의미가 부여되는 과정을 드러낸다. 그리고 안규철은 이렇게 제작된 모든 손수건들이 미술관이라는 제도 속에서 작가 자신보다 오래 사람들 속에 살아남고 운이 좋으면 신라시대의 불상들만큼 오래 지상에 머물 것임을 예견하고 있다. 안규철은 어쩌면 손수건에서 비롯되는 하잘것 없고 미미한 이 사건이 이렇게 기록될 가치가 전혀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고 하면서 관람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과연 무엇으로 우리는 기록되어야 할 사건과 그럴 가치가 없는 사건을 구별하며, 무엇이 중요한 사건이고 또 무엇이 하찮은 사건인지 그 판단의 근거가 우리 손안에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다시 말하여 가치가 없다고 말해지는 일일지라도 그 일을 행할 수 있는 권리를 우리가 갖고 있는가? 무가치하거나 아무 것도 생산하지 않는 자신만의 노동에, 우리는 주어진 시간을 전적으로 낭비할 권리를 갖고 있는가?" 우리는 사소한 사건으로부터 수십 개의 이야기가 태어나고 산처럼 거대한 기념비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으로부터 안규철이 원하는 것은 기네스북에 오르거나 득도를 한 신선의 경지에 들어가 훨훨 날아다니고 싶은 것이 아니다. 다만 작가 자신이 갖고 있는 자유의 경계선, 더 이상 나아갈 곳이 없는 그 끄트머리에 발을 한 번 딛어보고 싶어서 이러한 전시를 마련하였다고 하겠다 . 안 규 철 ( 安 奎 哲 Ahn,Kyuchul ) 1955 서울생 1977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1995 슈투트가르트 국립미술학교 연구과정 졸업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 1983-87 현대공간회 조각전 1985 현실과 발언 (그림마당 민, 서울) 1986 < 삶의 풍경 >전 (서울 미술관) 1987 문제작가 작품전 (서울 미술관) 1992 개인전 (샘터화랑, 서울) 1993 < 태평양을 건너서 >전 (퀸즈 미술관, 뉴욕) 2인전 (갤러리 카임, 슈투트가르트) 개인전 (갤러리 오버벨트, 슈투트가르트) 1994 2인전(갤러리 브란트슈태터, 쮜리히) 1995 < 틈 >전 (퀸스틀러베어크슈타트, 뮌헨) < 싹 >전 (선재서울미술관, 서울) 1996 < 아시아작가 4인전 > (헤페혀화랑, 에슬링엔) < 한국모더니즘의 전개 >전 (금호 미술관, 서울) 개인전 (아트스페이스 서울/학고재, 서울) 1997 < 한국미술'97 >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 옷과 자의식 사이 >전 (스페이스 사디, 서울) < '97 오늘의 한국조각-사유의 깊이 >전 (모란갤러리, 서울) < 그리기와 쓰기 >전 (한림미술관, 대전) 1998 < 미디어과 사이트:부산시립미술관 개관기념전 > (부산 시립미술관) < 1998. 테마공간 >전 (포스코 갤러리) 1999 < 포비아-그 욕망의 파편들 > (일민 미술관) 작품소장 : 국립현대미술관, 아트선재미술관 저서 : 그림없는 미술관(1996 열화당) 안규철, < 손수건 드로잉>, 1999 안규철, < 손수건 1>, 1999, 37 x 33 x 21 cm, 천, 제쏘 안규철, < 나무 손수건>, 1999, 41 x 41 x 34 cm, 홍송